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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에게 벌을 준 아빠… 왜 그랬을까요?

쁘리비엣 2025. 4. 5.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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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아이에게 벌을 준 아빠… 왜 그랬을까요?”
— 마음의 눈으로 바라본, 분노의 진짜 이유

어느 날 상담실을 찾은 어머니는 참담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이 장염 때문에 너무 아파해서 병원 갔더니 바로 입원하래요. 아이가 입원한다고 하니까 남편이 화를 내면서 손 들고 서 있으라고 시켰어요. 벌서듯이요… 전 너무 놀라고 화가 났어요.”

이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턱 막혔습니다. 수많은 사례를 접해왔지만, ‘병든 아이에게 벌을 주는’ 장면은 여전히 마음이 저릿하게 아픕니다. 그리고 동시에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런 행동 뒤에는 언제나 ‘표현되지 못한 감정’과 ‘제대로 다루지 못한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요.

1. 아이에게 분노를 푸는 부모의 마음 속

분노는 감정의 화산입니다. 갑자기 폭발하는 것 같지만, 그 아래에는 수많은 감정의 층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내고, 벌을 주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단순히 “화를 내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대개는 불안, 두려움, 무력감, 죄책감 같은 감정들이 먼저 있고, 그것이 감당하기 어려울 때 분노라는 형태로 튀어나오는 것입니다.

이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장염으로 입원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 한켠에는 ‘혹시 무슨 큰 병은 아닐까?’ 하는 불안이 있었을 것이고, ‘내가 왜 아이의 건강을 지켜주지 못했지?’ 하는 무력감도 있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인지하거나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그 복잡한 감정은 분노로 변환되어 가장 만만한 존재, 즉 아이에게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무섭고 혼란스러워.”라는 말을 할 수 없다면,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힘들잖아.”라는 식의 왜곡된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 거죠.

2. 아픈 아이에게 벌을 준다는 것의 심리적 상처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볼까요?
몸이 아파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힘든 상황입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건 보호자의 위로와 안전감입니다. 그런데 믿고 의지해야 할 부모가 화를 내고, 벌을 주고, ‘네가 잘못해서 입원하게 된 것’처럼 반응한다면, 아이는 그 순간부터 ‘내가 아프면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은 무의식 깊이 각인됩니다.
자라면서 몸이 아프거나 감정이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보다, 참는 쪽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기감정에 죄책감을 느끼는 아이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프면 미안해야 해’, ‘감정 표현하면 싫어할 거야’라는 인식은 대인관계, 연애, 직장생활에서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3. 왜 분노는 아이에게 향하는가?

부모가 감정을 제대로 다루지 못할 때, 가장 약한 존재에게 감정이 쏠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나쁜 의도라기보다는 ‘감정 조절 기술’이 부족한 데에서 비롯되는 심리적 방어기제입니다.

특히 우리 사회는 남성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남자가 울면 안 돼.”
“참아야지. 감정에 휘둘리지 마.”
이런 말들을 들으며 자란 사람은 슬픔, 두려움, 걱정을 표현하기보다 분노로 감정을 바꾸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왜 저런 걸로 화를 내지?” 싶은 상황에서도 격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감정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그저 분노로 대체해버리는 겁니다.

4.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드리고 싶은 말

부모도 사람입니다.
완벽할 수 없고, 감정을 조절하기 어려운 날도 있고, 때론 지치고 무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감정을 아이에게 ‘풀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감정은 표현해야 하지만, 그 방식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아이가 잘못한 것이 아닌데도 화를 냈다면, 부모가 먼저 아이에게 사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빠가 너무 걱정돼서 그랬어. 너한테 화내서 미안해.”
이 한마디는 아이의 마음을 다시 회복시키는 강력한 치유제가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 자신도 자신의 감정을 돌봐야 합니다.
불안하고 두려울 때,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왜 이렇게 화가 나는 걸까?” 하고 자신에게 물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상담을 통해 자신의 감정 패턴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5. 진심 어린 조언 한 마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는 ‘나도 그런 적이 있는데…’ 하며 마음이 무거워지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잘못된 행동을 인지하고, 반성하고, 고치려는 노력만으로도 이미 부모로서 충분히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아이들은 우리의 말보다 우리의 태도에서 사랑을 배웁니다.
가끔은 실수해도 괜찮습니다. 그 대신, 그 실수를 아이와 함께 돌아보고 회복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그 관계는 오히려 더 단단해집니다.


• 아이에게 분노가 향하는 건 부모 자신의 감정 조절 어려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 특히 불안, 죄책감, 무력감이 분노로 전환될 수 있다.
• 아픈 아이에게 벌을 주는 것은 심리적으로 큰 상처가 된다.
• 부모 자신이 감정을 들여다보고, 표현하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 실수해도 괜찮다. 중요한 건 회복의 과정이다.


언제나 부모도 치유가 필요한 존재라는 걸 잊지 마세요.
당신의 마음도, 아이의 마음도 따뜻하게 감싸안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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